21일 목요일에 글을 올린 후 22일 금요일 오전에 바로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사장이 외근이 그렇게 싫으면 내근하라고 하더라구요,

니가 37살에 어디 취업할 수 있을 것 같냐고 후려치기 하면서 여기보다 좋은데 못갈거라고

걱정인듯 포장한 악담을 하면서 사직서는 안받은 것으로 알테니 그리알라고 하고

사장이 도망치듯 바로 퇴근을 해버렸어요.

저는 6월 25일까지 근무하겠다는 말은 녹취로 남겨두었습니다.

 

그리고 주말이 지나고 어제 월요일에 출근을 했는데 25일은 월급날 입니다.

10% 삭감한 월급을 입금했더라구요... 제가 기존의 월급을 달라고 했더니 그렇게 살면 안된대요.

그러면서도 저를 계속 잡아요.

이미 제출한 사직서를 왜 자꾸 안받은 것으로 하겠다며 한번 봐주겠다고 하는지 황당함에 이제 웃음이 나더라구요.

 

오늘은 26일 화요일입니다.

사직서를 제출한지 5일째 되는 날이네요.

오늘 아침에도 사장이 두시간동안 저를 앉혀놓고 퇴사하면 후회한다고 안나가는 것으로 알겠다고 두시간을 떠들었어요.

저는 연봉을 올려줘도 더 다닐 생각이 없는데, 연봉은 끝까지 삭감하겠다면서요.

제가 이 회사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왜 퇴사를 해야하는지 확신을 갖게 해주네요.

저는 6월 25일에 무조건 퇴사합니다.

 

여기 댓글 남겨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그냥 묻힐 수 도 있는 글이라고 생각했지만 답답한 마음에 적어본 글에 위로도 용기도 얻었습니다.

 

일단 다니면서 환승이직을 준비하라고 해주신 분들도 계시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 곳에서는 저를 갉아 먹기만 하고 있었어요.

아직 부모님께는 회사를 그만둔다고 말씀 드리진 못했지만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사직서를 냈다는 후련함 보다는 불안감이 드는 것이 현실이지만 결정에 후회는 없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좋은 곳에서 좋은 분들과 좋은 대우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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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살 작은 제약회사 7년차 여자 입니다.

연봉은 3400, 직급은 과장입니다.

워낙 작은 연봉으로 시작해 올린게 3400입니다.

직급수당은 없이 직급만 올리고 생색내는 좃소입니다.

입사 전 스펙은 대학교는 들으면 모르는 분은 없으실 대학이고 학점도 높으나 그 외는 오랜 공무원시험 준비로 별다른 스펙이 없었습니다.

 

7년 전 처음 입사할 때는 직원이 7명이었다가 3명이 됐네요.

저는 영업부로 병원 외근이 주 업무였다가 코로나로 내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 직전에 내근직 직원이 그만두게 되어 제가 내근하면서 그 분의 일을 맡아서 하고 있었습니다.

 

내근 해보니까 좋더라구요,

그동안 교통카드 하나 쥐어 주고 매일 내보내는 외근에 자존감도 낮아지고 밝았던 성격이 어두워져 갔습니다.

계속 외근 그만하고 싶다고 되뇌었는데 최근 세달간 내근해보니 그동안 외근다닌게 억울할 정도로 편했습니다.

 

그동안에 내근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회사 내에서는 제가 가장 고학력자이기도 하고 오래 다니기도 했으니

식약처나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서류 제출, 대관 업무, 공문 발송 및 의견서 제출 등의 업무는 다 제가 했고

새로운 의약품이 나오면 사용설명서 제작 브로셔 제작, 제품 문의전화 응대 등 중요한 것은 다 제 업무가 되어

그 시기에는 잠깐 내근을 하고 다시 외근을 나가야 했습니다.

제가 외근하지 않고 내근하는 것을 사장님이 정말 안좋아 하셨습니다.

분명히 업무 지시를 하셨음에도 오늘도 내근하냐며 언짢아 하셨죠.

 

제 주 업무인 병원 외근...

정말 부르지 않은 곳에 가서 들이대는거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했던 외근이 실적이 압박이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제품 자체는 유명하고 경쟁품도 없어 매출도 꾸준하고 그냥 거래처 돌아다니며 별 일 없으신지, 안부나 묻는 정도 였습니다.

그 일에서 느끼는 성취감도 없고 잡상인 된 것같고 무시 받을때도 많고 바쁘신 의사, 간호사 귀찮게 하는 것 같아 심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일하는 순간에만 웃는 가면을 쓰고 밝은 척 응대하고, 돌아서는 순간 내가 나간 후에 나를 욕하지 않을까 벌벌 떨며 우울해 졌습니다.

 

그런데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도 않은 이 시국에 다시 외근을 나가라고 합니다.

제 휴대폰 번호가 담당자로 등록된 병원에서는 감염 방지를 위해 제약사 직원들 방문 자제해 달라고 아직도 문자가 계속 오는데

그건 공식적으로 병원에서 그냥 보내는 것이라며 진작에 제가 먼저 나서서 '이제 외근을 나가겠습니다' 라고 할 줄 알았다고 합니다.

제가 내근하던 직원의 일을 다 맡아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근직이 회사에 가만히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면박을 주고 외근을 채근하였습니다.

내근하겠다는 의견은 씨알도 안 먹혔습니다.

 

게다가 코로나로 매출이 일부 하락한 것을 핑계로 연봉까지 10% 삭감하겠다고 합니다.

이 시국에 더 많이 삭감된 회사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매출이 크게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저 핑계로 한시적 삭감이 아닌 앞으로의 1년 연봉을 삭감하겠다고 합니다.

 

저는 그러면 연봉 3100에 좃소를 7년 넘게 다닌 차장이 되는 것입니다.

머리로는 당연히 퇴사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첫직장은 그만두기가 왜 그렇게 힘들다고들 했는지 제가 온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길었던 공무원 시험 준비로 인한 허송세월에 다시 취업시장에 뛰어 든다는 불안감...

37살 여자가 이직을 할 수 있을지 두렵습니다.

연차도 없어 재직중에 이직을 준비할 수 도 없고, 퇴사를 해야하는데 사직서를 시원하게 내고 싶은데 고민하는 제가 싫습니다.

 

이 회사 7년 다닌 제가 근속연수가 가장 긴 사람입니다.

출근 4일 만에 소리지르는 이사 보고 놀라서 도망간 분도 계시고 이 이사라는 사람은 사장의 와이프 입니다.

가족회사지요.

 

7년차인데 쥐꼬리인 연봉, 가족회사, 연차없음, 외근 질림, 직원 하대

퇴사의 이유는 수도 없이 댈 수 있는데, 더 다니는 것이 제 커리어에 도움될 것도 없는 회사인데

매달 받은 250인 월급,  그 마저도 이 달부터 삭감되어 230이 될 월급 마약에 굴복하여 고민하는 저에게 따끔한 일침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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