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과학자들은 우주의 진화를 시·공간의 변화로 이해하며, 우주 공간은 현재 팽창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팽창하고 있는 우주가 계속 무한대로 팽창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수축할 것인가? 이는 우주의 밀도와 관계가 있다. 팽창을 하다가 멈추는 우주의 밀도를 우주의‘임계 밀도’라 하며, 이는 10-29g/cm3, 즉 1m3 부피에 수소 원자 6개가 있는 정도의 밀도이다.
1922년 러시아의 우주론자이자 수학자인 프리드만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프리드만 방정식을 도출해 냈다. 그는 현재의 우주가 세 가지 양상 중 하나로 진화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것을 프리드만의 우주 모형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고전적 대폭발(Big Bang) 우주론’의 뼈대이다. ‘고전적 대폭발 우주론’은 현재의 우주가 대폭발로 인해 생겼으며, 따라서 시·공간의 시작점이 존재한다고 본다.
대폭발로 탄생한 우주의 첫 번째 가능성은 ‘닫힌 우주’의 경우이다. 우주 안에 물질이 매우 많아 수축하려는 중력 에너지 가 우주의 팽창 운동 에너지보다 큰 경우이다. 이 경우 우주는 언젠가는 팽창을 멈추고 다시 수축한다. 그리고 우주 초기의 빅뱅과 같은 상황으로 되돌아가면서 시·공간이 소멸한다. 이때를 ‘대붕괴(Big Crunch)’라고 한다. 닫힌 우주에서는 임의의 두 점 사이의 거리가 처음에는 커지다가 줄어들어 결국 ‘0’이 된다. 그렇다면 물질이 얼마나 많아야 우주의 시·공간은 닫힐까? 이론상으로는 우주의 평균 밀도가 임계 밀도보다 높으면 가능하다. 하지만 우주 공간이 너무도 텅 비어 있어 우주는 이런 ‘높은’ 밀도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관측 결과이다.
두 번째 가능성은 ‘열린 우주’이다. 이것은 우주의 평균 밀도가 임계 밀도보다 낮아, 중력 에너지가 팽창 운동 에너지보다 작은 경우이다. 물질이 이렇게 적은 경우, 우주는 중력을 이겨 내고 영원히 계속 팽창하여 길고 차가운 상태, 즉 빅 칠(Big Chill)을 맞이할 것이다. 따라서 열린 우주에 있는 별들은 점점 더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열린 우주에서는 시간이 끝없이 흐르고 시·공간은 영원히 존재한다.
세 번째 가능성은 우주의 밀도가 임계값보다 크지도 작지도 않고 정확히 같은 경우이다. 이 경우 팽창 운동 에너지가 중력 에너지와 같으므로 우주의 팽창 정도는 계속 느려지지만 팽창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우주는 영원히 계속 팽창하지만 팽창하는 비율이 계속 감소할 뿐이다. 결국 팽창률이 0에 가까워지겠지만 결코 ‘0’은 아니다. 이런 특별한 우주를 ‘평탄한 우주’라고 부른다.
현재 과학자들은 우주의 미래가 ‘닫힌우주’,‘ 열린우주’,‘ 평탄한 우주’중 어떤 모습일지 연구하고 있다. 이 세 가능성 중에어느 것이냐 하는 문제는 우주의 팽창 속도와 평균 밀도를 정확히 재 봄으로써 풀 수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도 우주의 평균 밀도를 임계값 근처의 값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몇 년 뒤에는 이 값들이 정확히 측정될 것이고, 우리는 우주가 영원히 팽창할 것인지 다시 수축하여 소멸할 것인지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우주, 즉 시·공간의 구조와 진화를 밝히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학설을 내놓았는데, 이 글은 그중에서도 프리드만의 ‘고전적 대폭발 우주론’을 소개하고 있다. 대폭발 이론에 따르면 우주의 진화는 세 가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앞으로 우주가 소멸할 것이라는 ‘닫힌 우주’, 그리고 우주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열린 우주’, 마지막으로 우주의 팽창이 계속 느려질 것이라는‘평탄한 우주’이다. 우주가 어떤 우주로 진화해 나갈 것인가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주의 팽창 속도와 평균 밀도의 측정이 선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