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데이터, 사물 인터넷, 드론, 인공 지능 로봇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 혁명은 18세기 초 산업 혁명 이후 가장 큰 기술 혁신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소프트웨어 기술이 있어도 외부 환경으로부터 수집한 정보가 제한되거나 부정확하다면 올바른 역할 수행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센서 기술이다. 센서는 어떤 사물 주변의 상태나 환경의 변화를 감지한 후, 이를 전기적인 신호로 바꿔 주는 장치를 말한다. 센서 기술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외부 환경의 정보를 정밀하게 감지하여 정보를 처리하는 인간의 감각 기관을 모사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의 감각 기관은 매우 뛰어난 센서라 할 수 있는데, 그중 피부는 환경의 미묘한 변화까지 감지하여 정보를 처리하는 우수한 센서라 할 수 있다. 우리 몸의 가장 큰 감각 기관인 피부는 온몸을 덮고 있으며 접촉을 통해 외부 자극을 감지하여 다양한 정보를 뇌로 보낸다. 인간의 피부에 존재하는 감각 세포들은 다양한 외부 신호를 받아들여 감각 신호를 일으킴으로써 아주 미세한 벌레의 움직임이나, 표면의 거친 정도와 단단한 정도 등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피부를 표면에서 수직으로 똑바로 잘라 현미경으로 보면 상피 조직인 표피와 결합 조직*인 진피 그리고 피하 지방층으로 이루어진 피부 조직의 단면을 관찰할 수 있다. 피부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진피는 실질적인 피부라 할 수 있는데, 표피와 피하 지방층 사이에 위치하며 표피 두께의 10배〜40배 정도이다.

 

 진피는 탄성과 점성의 성질을 모두 가진 점탄성체이다. 탄성이란 어떤 물체가 외부에서 가해진 힘에 의해 순간적으로 형태가 변형되고, 그 힘이 제거되면 물체의 원래 모양으로 즉시 되돌아가는 성질을 말한다. 점성은 어떤 물체에 외부의 힘이 작용하여 그 형태가 변할 때 이에 저항하는 성질을 말하는데, 점성체는 외부에서 가해진 힘에 따른 형태의 변화가 서서히 발생하며 그 힘이 제거되어도 본래의 형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점탄성체는 이러한 탄성과 점성을 모두 지니고 있는 물체이다. 이 점탄성체는 변형 속도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는데, 변형 속도가 빠를수록 탄성체에 가까운 성질을 나타내고 변형 속도가 느릴수록 점성체에 더 가까운 성질을 보여 준다. 진피 역시 점탄성을 가지고 있어 진피에 순간적인 외력 작용하고 이 외력이 일정하게 유지가 된다면, 진피는 일차적으로 탄성 변형이 바로 일어나고 시간 경과에 따라 서서히 점성 변형이 나타나 변형의 정도가 증가한다. 이처럼 일정한 힘을 받는 점탄성체가 탄성에 의한 즉각적인 변형이 일어난 후 점성에 의한 이차적 변형이 서서히 일어나는 현상을 크리프(creep)라 한다.

 

 피부는 외부 환경과의 접촉 시 발생하는 자극을 탄성과 점성을 통해 적절하게 조절함으로써 외부 환경의 정보를 능숙하게 처리한다. 이때 진피에는 외부 환경의 각종 물리량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 즉 수용기들이 존재하는데 각 수용기마다 감지할 수 있는 감각들이 모두 다르다. 느린 진동이나 가벼운 접촉에 반응하는 마이스너 소체, 물체와 접촉 시 미세한 압력 변화를 감지하여 물체의 윤곽을 파악하는 메르켈 소체, 강한 압력과 빠른 진동을 순간적으로 인식하는 파치니 소체, 피부의 수축 또는 팽창과 같은 지속적인 압력과 온도 변화를 감지하는 루피니 소체가 대표적인 피부 감각 수용기라 할 수 있다. 센서의 관점에서 보면 피부는 외부 자극에 따른 각 물리량을 측정하는 능동형 센서들이 진피에 박혀 있는 형태로, 이때 진피는 센서들을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외부의 자극을 센서, 즉 수용기로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외부의 물리적 자극에 따라 진피에 생성된 응력은 수용기에 의해 감지되며, 수용기의 뉴런은 이를 전기적인 펄스의 형태로 전환하여 뇌로 신호를 보낸다. 자극이 없을 때 수용기의 뉴런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진피 사이에는 막전위*가 발생한다. 자극이 없을 때 뉴런 밖은 주로 양이온이 많고 안은 음이온이 많아 막전위의 전압은 약 -70mV를 나타낸다. 이때 뉴런은 안정 상태에 있다고 한다. 뉴런 밖의 진피에는 Na+ 이온이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뉴런 안쪽에는 음이온뿐만 아니라 K+ 이온이 함께 분포하고 있다. 그런데 새로운 정보 등의 외부 자극이 있으면 뉴런 세포막의 Na+ 통로가 ⓔ 열리면서 양전하를 띤 Na+ 이온이 밖에서 안으로 확산되어 막전위를 약 + 30mV로 만든다. 막전위가 + 30mV에 도달하면 뉴런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해 Na+ 통로는 닫고 개방된 K+ 통로를 통해 K+ 이온을 뉴런 외부로 내보내게 된다. 이때 막전위는 약 -90mV 정도로 떨어지게 된다. 이후 서서히 이온의 능동적인 이동에 의해 다시 막전위는 -70mV 로 복귀하게 된다. 이런 전기적 펄스의 빈도는 외부 자극의 크기와 진피의 변화율에 비례한다.

 

 인간의 피부는 외부의 자극을 감지하는 다양한 수용기와, 수용기들을 감싸고 있는 진피의 점탄성이 조합되어 외부 환경의 정보를 측정하는 최적의 감지 능력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현재 개발된 그 어떤 센서보다도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간의 감각 기관을 모방한 센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의 감각 기관은 외부 환경의 정보를 정밀하게 감지하여 정보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매우 우수한 센서라 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 피부는 우리 몸의 가장 큰 감각 기관으로, 접촉을 통해 외부 환경의 정보를 감지하여 다양한 정보를 뇌로 보낸다. 센서의 관점에서 피부는 외부 자극에 따른 각 물리량을 측정하는 능동형 센서, 즉 감각 수용기들이 점탄성을 가진 진피에 박혀 있는 형태이다. 이때 진피는 수용기를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외부의 자극을 각각 마이스너 소체, 메르켈 소체, 파치니 소체, 루피니 소체로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진피에 의해 전달된 외부 자극은 수용기의 뉴런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진피 사이에 발생하는 막전위에 의해 전기적 신호로 전환되어 뇌에 전달된다. 인간의 피부는 외부의 자극을 감지하는 다양한 수용기와, 수용기들을 감싸고 있는 진피의 점탄성이 조합되어 외부 환경의 정보를 측정하는 최적의 감지 능력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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