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이와의 마지막 인사, VR이 이끄는 특별한 만남
어느 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버린 서준이. 그를 잃어버린 이창원, 안유진 부부에게 그리움은 끝이 없는 아픔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픔에 굴하지 않고, 아직도 가슴 한구석에 남아있는 그 아픔을 통해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그 방법이 바로 MBC의 설특집 VR 심리치유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시즌4의 프로젝트 참여였다.
서준이, 그리움이 가득한 첫 아들
서준이는 이창원, 안유진 부부의 첫 아들로, 그들에게는 모든 첫 순간을 함께한 첫 아들이었다. 첫 옹알이, 첫 걸음마, 첫 입학... 그는 부모로서 겪게 되는 모든 첫 순간을 함께한 첫 아들이었다. 비 오는 날이면 엄마를 마중 나가고, 아빠가 가고 싶다는 곳은 어디든 함께 하는 다정하고 사려 깊은 아들이었다.
서준이, 중학교에 입학하며 꿈을 키워나가다
중학교에 입학한 후로는 어딜 가든 교복을 꺼내 입고,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스무 살의 자신을 상상하던 꿈 많은 ‘열세 살’이었다. 그런 서준이의 시간이 홀로 멈췄다. 또래보다 작은 키에 늘 엄마보다 커지길 소망하던 아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흘러간 시간 속에서의 서준이
그렇게 흘러간 세 해. 살아있다면 목소리가 아빠만큼 굵어지고 엄마보다 한 뼘은 더 자랐을 ‘열여섯’ 서준이. 그런데 그를 만날 수는 없을까? 그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제작진은 서준이가 떠난 해인 열세 살의 모습이 아닌 열여섯의 서준이를 구현하는 것에 도전했다.
특별한 만남을 준비하다
이창원, 안유진 부부에게 제작진은 시즌 최초로 두 번의 만남을 준비했다. 바다를 좋아했던 아들을 떠올리는 엄마에게는 ‘바닷가’에서의 만남을, 함께 자전거를 타던 아들이 그리운 아빠에게는 ‘한강 공원’을 설정해 두 곳의 가상현실을 제작했다.
심리상담 전문가와 함께하는 상담 과정
또한 심리상담 전문가와 국제죽음교육상담전문가를 통한 부부의 개별적 심리검사와 상담을 진행, 이를 토대로 메타휴먼과 이뤄질 대화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
서준이와의 특별한 만남을 위한 기술 구현
아들과 단 한 번의 만남이 허락된다면, 후회 없는 인사와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부부. 서준이와 두 사람의 원활한 상호작용을 위해서는 양방향 소통 기술은 물론 실시간으로 자연스러운 움직임의 변화가 구현되어야 했다. 그래서 제작진은 VFX(특수영상) 전문 회사인 PONY, IOFX와의 협업을 통해 ‘너를 만났다’ 시즌 최초로 실시간으로 양방향 소통을 구현했다.
VR 체험을 통한 특별한 만남
2023년 12월, VR(가상현실) 체험을 위해 버추얼 스튜디오에 들어선 엄마와 아빠. “서준아” 각기 다른 가상공간에서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3년의 시간을 넘어 아들을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배우 신혜선의 내레이션 참여
내레이터로 참여한 배우 신혜선은 “‘너를 만났다’ 시리즈를 감명 깊게 봤다. 이번 시즌4 내레이터 제의가 왔을 때 꼭 참여하고 싶었다”며 “가상현실에서의 인사가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이한 가족들에게 작게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 뜻깊은 프로그램에 내레이터로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너를 만났다'의 수상 기록
‘너를 만났다’는 2020 ABU(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상 ‘TV 다큐멘터리상’, 제33회 한국PD대상 TV부문 실험정신상, ‘제73회 프리 이탈리아(Prix Italia) 특별언급상(Special Mention) 등을 수상했다. 이는 '너를 만났다'의 특별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마치며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 모든 것은 결국 가슴에 남는 그리움을 풀어내기 위한 시도일 뿐이다. 그리움을 풀어내기 위해 VR이라는 기술을 통해 가상의 세계에서 만난 아들 서준이. 그런데 그 만남이 과연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것은 아마도 그들만이 알 수 있는 것일 것이다.